"요즘 입이 자꾸 마르고 말할 때 텁텁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는 단순히 물을 적게 마셔서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물을 충분히 마셔도 계속되는 구강건조는 침 분비량 자체가 줄어든 상태일 수 있습니다.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Q. 구강건조증이 그냥 목이 마른 것과 뭐가 다른가요?
갈증은 물을 마시면 비교적 빠르게 해소됩니다. 반면 구강건조증(의학적으로는 자각적 증상을 '이물감', 실제 침 분비량이 줄어든 상태를 '저하증'이라 구분합니다)은 물을 마셔도 입 안이 금방 다시 마르고, 말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불편하거나, 입 안이 따갑거나 갈라지는 느낌, 혀가 갈라지거나 입냄새가 심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에 자다가 입이 말라 깨는 것도 흔한 신호입니다.
Q. 복용 중인 약이 원인일 수 있나요?
네,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뇨제·항히스타민제·항콜린제·항우울제·혈압약·신경안정제 등 약 1,800종에 이르는 약물이 구강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2022년 국제학술지 Clinical Oral Investigations에 실린 일본 노인 환자 연구에 따르면, 구강건조증을 겪는 고령 환자들은 평균 6.8±4.4종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하루 7종 이상을 복용하는 경우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침 분비량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함께 복용하는 어르신일수록 이 위험이 누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구강건조증이 왜 충치·잇몸병 위험을 높이나요?
침은 단순히 입 안을 적시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음식물을 먹은 뒤 입 안이 산성화되면 그 산을 중화하고, 초기에 녹기 시작한 치아 표면을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재광화를 돕고,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는 역할까지 합니다. 침 분비량이 줄면 이 세 가지 보호 작용이 모두 약해져 산이 오래 남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그래서 평소 충치가 잘 안 생기던 분도 구강건조증이 시작된 뒤부터 충치나 잇몸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치료할 방법이 있나요?
2013년 코크란 라이브러리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Furness 등)은 무설탕 껌·인공 침·구강보습제 같은 비약물적 방법들의 효과를 비교했는데, 특정 한 가지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뚜렷하게 우월하다고 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증상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 실제로 많이 쓰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원인이 되는 약물인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마시고 처방한 의사와 용량·종류 조정이 가능한지 상담하시는 것이 우선입니다. 치과에서는 충치 위험이 높아진 만큼 불소 도포를 권하고, 정기검진 주기를 평소보다 짧게 잡아 초기에 발견하는 방식으로 관리합니다.
전문적으로 보면 — 약물이 침샘에 작용하는 방식
구강건조를 유발하는 약물 대부분은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콜린 작용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침샘은 부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아야 묽고 양이 많은 침을 분비하는데, 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물(항히스타민제·일부 항우울제·방광 기능 조절제 등)은 이 신호를 차단해 침샘이 자극을 받아도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뇨제는 체내 수분 자체를 줄여 침의 원료가 되는 혈액량에 영향을 줍니다. 복용하는 약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이런 작용들이 누적돼, 한 가지 약만으로는 괜찮던 것이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위 일본 연구에서 '7종 이상'이 기준점으로 나온 것도 이런 누적 효과 때문으로 설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