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약국에 가면 "미백"을 내세운 치약이 정말 많습니다. 실제로 치아가 하얘지는 건지, 아니면 광고 문구일 뿐인지 —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을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Q. 미백치약, 정말 치아가 하얘지나요?
2018년 International Journal of Dentistry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은 미백치약과 일반(비표백) 치약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시험만 골라 분석했습니다. 처음 검색된 703건 중 최종적으로 9개 연구가 질적 분석 대상이 됐는데, 미백치약을 쓴 그룹과 일반치약을 쓴 그룹 사이에 치아 색상 변화의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습니다. 다만 저자들은 "증거의 한계 안에서 미백치약이 치아 미백에 잠재력이 있다고 보인다"는 식으로 신중하게 결론지었고, 실제로 분석 대상 연구 중 하나에서는 색차(ΔE)가 1.15로 측정돼 — 이는 사람 눈으로는 변화를 거의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도 함께 보고됐습니다. 즉 "차이는 있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Q. 어떤 원리로 하얗게 만드나요?
분석된 제품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실리카 같은 고성능 연마제로 치아 표면의 착색 물질을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저농도(약 1%)의 과산화수소를 넣어 화학적으로 표백하는 방식입니다. 시중 제품마다 어떤 방식을 쓰는지, 비율이 어떤지가 제각각이라 "미백치약"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원리를 알기 어렵습니다.
Q. 숯(활성탄) 치약은 어떨까요?
최근 유행하는 숯(활성탄) 치약도 연마 방식의 한 종류입니다. 2023년 Annals of Anatomy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은 활성탄 치약을 다룬 연구 11건을 분석했는데, 미백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렸고(다른 치약과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모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연구가 "활성탄 치약이 마모 가능성이 더 높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저자들의 최종 결론은 "활성탄 치약은 다른 대안보다 미백 효과가 낮고, 높은 마모 가능성 때문에 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Q. 그럼 미백치약, 써도 되나요?
전혀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2018년 논문은 "연마 성분이 많이 든 치약을 무분별하게 쓰면 치아 단단한 조직과 보철물에 돌이키기 어려운 손상을 줄 수 있고, 잇몸 퇴축·목 부위(치경부) 마모·시린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명히 경고합니다. 또한 미백치약은 표면에 묻은 착색(커피·차·흡연 등)을 닦아내는 수준이라, 치아 자체의 색(내인성 변색)까지 바꾸지는 못합니다. 원래 치아 색 자체를 밝히고 싶으시다면 치과에서 받는 전문가 미백이 더 확실한 방법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안내합니다
미백치약은 보조적인 관리 수단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너무 거친 제품을 매일 세게 문지르듯 쓰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치아 변색 정도와 원인(표면 착색인지, 치아 자체 색인지)을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하면 전문가 미백 같은 더 확실한 방법을 함께 안내해 드립니다.